미래칼럼 산불로 고운사가 소실됐다.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5.03.27 09:36 0 燒身(소신)한 고운사 전각 윤명철 그 절. 그 僧. 그 날. 그 밤. 전각 뒤 몸 숨긴 소쩌귀 法 치는 목탁 비비는 손바닥서 떨어지는 업장들 선방 창호지 뚫는 죽비 그믐 날 寅시 하늘 태우는 별똥들 남 몰래 묻고 온 사연들. 그 소리들. 두루 두루 모여드는 칠흑 전각 대청마루 바닥. 선 졸음기 접지한 결과부좌한 등짝들 까맣게 내리치는 선승 烏竹 소리. 도량석 도는 행자승 '지심귀명례' 에 섞여 산 절 묵은 때 파르라니 깍아 내던. 그 절. 그 날 들. 이제 그 숱한 인연들 다 끌어안고 소신하네. 인간들이 불 붙여 타오른 산불에 산과 한 몸 돼 묵묵히 법신공양하네. 300 년 묵은 기와장들 녹청 이끼로 살린 무수한 세월의 인연들 재티로 승천하네. 忘 번뇌. 執도 着도 業마져도 뉜지 모르는 불 질에 無 되버리네. 彼도 此도 아닌 執도 脫도 아닌 그렇다고 間이 아닌걸 알아가는 즈음. 그 절. 그 날. 그 마음들까지. 잿티로 날려 사그라지며 절명 내지르네. 妙. 아. 고은사가 회향합니다. 0 0 K-헤리티지뉴스 윤명철 논설위원 ymc0407@naver.com 윤명철 논설위원의 기사 더보기 ICPSCⓒ All Rights Reserved
燒身(소신)한 고운사 전각 윤명철 그 절. 그 僧. 그 날. 그 밤. 전각 뒤 몸 숨긴 소쩌귀 法 치는 목탁 비비는 손바닥서 떨어지는 업장들 선방 창호지 뚫는 죽비 그믐 날 寅시 하늘 태우는 별똥들 남 몰래 묻고 온 사연들. 그 소리들. 두루 두루 모여드는 칠흑 전각 대청마루 바닥. 선 졸음기 접지한 결과부좌한 등짝들 까맣게 내리치는 선승 烏竹 소리. 도량석 도는 행자승 '지심귀명례' 에 섞여 산 절 묵은 때 파르라니 깍아 내던. 그 절. 그 날 들. 이제 그 숱한 인연들 다 끌어안고 소신하네. 인간들이 불 붙여 타오른 산불에 산과 한 몸 돼 묵묵히 법신공양하네. 300 년 묵은 기와장들 녹청 이끼로 살린 무수한 세월의 인연들 재티로 승천하네. 忘 번뇌. 執도 着도 業마져도 뉜지 모르는 불 질에 無 되버리네. 彼도 此도 아닌 執도 脫도 아닌 그렇다고 間이 아닌걸 알아가는 즈음. 그 절. 그 날. 그 마음들까지. 잿티로 날려 사그라지며 절명 내지르네. 妙. 아. 고은사가 회향합니다. 0 0 K-헤리티지뉴스 윤명철 논설위원 ymc0407@naver.com 윤명철 논설위원의 기사 더보기 ICPS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