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불들 山불로 번지다.

윤명철

환장했나.

화가 충천했나.

억지로

삼킨 화덩이들로

새가슴 새까맣게 타들어가더니.

속불, 열불들

터져

히잉거리며

재티들

산지사방 날리면서

죽자고 쫓아 온

댑바람 올라 타

긴 꼬리 휘날리며

熱나게 도주하더니.

산 골 골.

숲 속 속으로

불씨들 떨구면서

산불들 지핀다.

애먼

물오르는 생가지들,

한겨울 버텨낸 산짐승들

이제 갓 피운 꽃다지까지

다. 다.

미친 불 길에 휩싸여

생 목숨들 태우는구나.

비명조차 못지르면서.

제 풀에 환장해

열불로

제 몸 속에 불붙인

人間들 땜에

애먼

山들.

멍든 불 길에 휩싸여

흰 재로

사그라진다.

怨.

3월 24일 새벽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