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강과 임진강의 이해

한강은 우리나라 중부의 가장 중요한 하천으로서 길이가 481km이고, 유역면적이 압록강 다음으로 넓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양수리에서 합쳐진 후에 북서방향으로 틀어 도중에 王宿川․漢川․炭川․良才川․安養川․昌陵川․曲陵川 등의 지류와 합류한다. 평야가 발달하였는데, 가장 큰 규모는 김포평야의 일부로서 현재의 김포시와 고양시 등 한강 河岸 일대가 포함된다. 한강은 한민족이 역사를 발전시켜 가는데 정치․군사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한강은 정치적으로 내륙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물류체계를 원활하게 하여 경제권을 형성한다. 한반도의 서쪽은 지형이 낮기 때문에 강들이 서해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河系網을 구성하고 있다. 한강 하류를 장악하면 중부해상권의 장악은 물론 그 주변, 하계망과 內陸水路를 통해 한강 유역․임진강 유역․예성강 유역․甕津半島․長淵郡의 長山串 등 內陸 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한강 하류는 강화도와의 관련성 속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한강은 남․북한강이 경기도 양수리에서 만날 때까지 한반도 중부의 거의 모든 지역과 연결되면서 흐르고 있다. 이 강이 최종적으로 흘러 들어가는 곳이 바로 강화도이다. 또한 연천․파주 등 경기 이북을 흐르는 임진강이 김포반도에서 한강과 합쳐져 다시 내려오다가 바다와 만나는 곳도 강화도이다. 특히 황해도 지역을 아우르며 개성과 이어진 예성강이 한강과 만나는 곳도 강화도 북부이다. 예성강 뿐만 아니라 延安郡 등을 통하면 載寧江과 연결되고, 대동강과도 이어질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직․간접으로 이어진 하계망을 활용하면 한반도 중부 지역 전체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셋째, 한강은 경기만을 통해 해양으로 진출하는 출구이며 동시에 바다에서 들어오는 입구이다. 경기만은 동아지중해에서 가장 의미있는 역학관계의 核이고, 실제로 힘의 충돌과 각축전이 벌어진 곳이다. 동아지중해에서 일본열도를 출발하여 압록강 하구와 遼東半島를 경유하여 山東까지 이어지는 남북 沿近海航路의 중간기점이고, 동시에 한반도와 산동반도를 잇는 동서 橫斷航路와 마주치는 해양교통의 結節点이다. 또한 한반도 내에서도 경기만은 地政學的․地經學的․地文化的 입장에서 보아 필연적으로 각 국간의 질서와 힘이 충돌하는 현장이었다. 따라서 경기만과 직접 관련을 맺는 한강 하류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한강 하류는 이러한 전략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 지역을 차지하고 영향권을 확대하기 위하여 각 나라들은 존속기간 내내 생존을 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자국이 점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치밀하고 복합적이며 다양한 해양 및 河岸防禦體制를 구축하였다. 해양방어체제는 적 수군의 침입 방어와 국토의 보존이라는 원론적인 점 이외에 외교통로 및 교역로를 보호하며 수군활동을 양성하는 복합적인 의미를 가졌다. 따라서 경기만과 이어지는 한강 하류의 방어체제는 이러한 해양방어체제와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