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 느낌] 108 꽃뱀들이
흔들리며 명시조 감상 53
김명호 전문위원
승인
2024.03.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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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들이
황인만*
독 없다 안심하고 바라만 보았더니
하나둘 스며들어 지하에 우글우글
허랑한 인간들에게 포승줄을 묶는다.
꽃 같은 붉은 유혹 딱 한 번 괜찮겠지?
올가미 덫에 걸려 손발이 비틀대네
오늘도 날름거리는 네 눈빛을 읽는다.
*****
이 시조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흔히 어수룩한 남자들을 이용하여 금품을 우려내는 여성을 꽃뱀이라한다 한 세태를 반영했던 말이다. 시인은 마약을 꽃뱀으로 이미지화 했다. 그 만큼 마약의 유혹성을 꽃뱀으로 대치하여 유혹에 쉽게 무너져 가는 경향, 도처에 마약이 범람하는 세태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요즈음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에게 단 한번의 마약도 치명적 유혹이 된다. 유혹에 한번 넘어가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잘못하면 피지도 못한채 시들어 갈 수 있다. 마약=꽃뱀 등식이 그럴듯하다. 은유의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시조가 무엇인가? 당대의 현상을 즉 시절을 노래하는 것이 시조다. 시인의 우려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진다.
*황인만 전 초둥학교 교장, 대은시조문학상 등 다수, 시조시인, 시조집 등불화상 등3권 출판
글 사진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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