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 느낌] 109 참새

흔들리며 명시조 감상 54

김명호 전문위원 승인 2024.03.26 03:41 의견 0

참새

유응교*

짹짹짹

참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면

반가운

마음으로

기쁘게 맞았는데

하나 둘

사라져 가니

이를 어쩜 좋아요

*****

동시조는 일반시조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된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사물을 바라봐야 하는데 성인이 되어 티 없는 순수한 동심을 갖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지식이 깊을수록 경험이 많을수록 마이너스이고 논리적 철학적 사고를 넘어서지 않고는 오히려 동심을 방해한다. 그러고 보면 동심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道)요 달관의 경지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보이는 있는 그대로 직관적으로 사물을 표현할 때 어린이다운 시각으로 다가온다, 성인들은 있는 그대로 이상을, 내재한 심오한 의미를 보려고 또 부여하려고 한다, 그러기에 본래 모습에 다양한 해석을 붙이고 분식을 하며 장식을 한다. 복잡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지나친 은유를 하여 단순한 사실 자체도 그 자체가 아니 되어서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색안경을 쓰지 않고 보는 그대로가 사실에, 진리에 더 가깝다.

초장과 중장 그야말로 더도 덜도 없이 명료하다. 이렇게 단순명료한 것이 중견 시조인들 에게 더 어렵다. 늘 보이는 그 이상의 의미를(더 함축되고 다양한 의미) 생각하기에 더 이상의 분식(은유)을 할 수 없는 단순함에 허를 찔리는 경우가 된다. 종장에 이르러서는 환경변화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부드러운 경고메시지로 그냥 단순한 노래가 아님을 은근히 보여준다.

* 유응교 공학박사, 전북대학생처장, 시조시인,한국예술문화대상 등 다수 전북의 꿈과 이상 등 30여권 저서출판

사진 김명호

글 사진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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