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舞鼓 궁중 융합무대예술, 그 본질과 아름다움』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6.30 19:06 의견 0


백제의 지역 노래 <정읍>과 무고가 만나 궁중정재 무고를 완성한 일은 정재 예술사의 획기적인 일이다.

왕실이 이 노래를 수집한 일은 백성들의 풍속을 관찰하고 스스로 잘못 된 점을 바르게 고치고자 한 옛 제도를 따른 일이니, 『시경』 「국풍」의 정신과 상통하지 않는가. 서로 다른 지방의 악조(樂調)이자 토풍(土風), 혹은 토조(土調)들인 『시경』의 15 국풍. 그것들은 동아시아 역대 왕조 속악들의 원류라 할 수 있다. 무고 등 궁중정재가 가·무·악이 융합된 동아시아 무대예술의 보편성을 공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려 충렬왕조의 시중 이혼(李混)이 경북 영덕군 영해(寧海)에 머물 때 물에 뜬 나무를 얻어 큰 북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소리가 크고 웅장하므로 이 북을 두드리며 춤을 추었고, 거기서 무고가 나왔다. ‘아름다운 나비가 꽃을 어르며 펄럭이는 것 같고 포효하는 용이 서로 여의주를 뺏으려 다투는 것처럼 뛰어난 형상미를 갖추고 있다’는 묘사야말로 얼마나 정확하고 아름다운가. 이 정재는 고려 당대에 이미 보는 사람들을 황홀경에 빠뜨렸고, 조선조 일대에도 궁중연향의 독보적인 레퍼토리로 꼽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조규익ㆍ문숙희ㆍ손선숙 지음, 크라운변형판, 양장, 232쪽, 2022년 5월 3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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