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지킴이 호국사찰 실상사

황룡사9층목탑을 방불케 하던 실상사9층목탑지

전문기자 이재은 승인 2024.10.01 20:02 의견 0

실상사 보광전(좌,우, 중앙에 있는 석조물들은 모두 국가문화 유산이다)
가운데가 실상사 석등(보물35호), 그 너머 한 가운데에 지리산 천왕봉이 있다.
목탑지(황룡사9층목탑지와 버금가는 규모다.)

심초석(경주 황룡사와 마찬가지로 이 내부에 건물의 내력을 적은 유물이 있었을 것이다

인근에 있는 다랭이논

천왕봉 정상에 있었던 테조 왕건의 어머니 상(마고 할매)으로 복제본인 듯 보이고 뒤쪽으로 천왕봉이 있다.


전문기자 이재은

실상사는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이 정면으로 올려다 보이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경남 함양군 마천면의 경계지역인 평지에 있다. 이 사찰은 신라 흥덕왕3년(828년)에 홍보국사가 창건한 것으로서 고려 말에 이성계 장군이 인근 지역의 운봉과 인월 쪽에서 대대적인 왜구의 소탕작전, 즉 이른바 황산벌 전투라는 이름의 토벌작전이 큰 전과를 거둔 이후 잔당들이 보복의 차원에서 천왕봉에 있는 ‘마고할매’(태조 왕건의 어머니)상(像)을 약탈하기위해 이곳을 지나며 방화하여 크게 훼손되는 뼈아픈 아픔을 지닌 호국사찰이다.

실상사는 국보인 백장암 3층석탑(국보 제10호)과 철조여래좌상(보물 제41호), 수철화상탑(보물 제33호), 실상사 석등(보물 제 35호) 등 국내에서 최고로 많은 국가 유산(국보 1점과 보물 11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는 경주의 황룡사9층목탑에 버금가는 큰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실상사9층목탑인데 고려시대에 축조되었다가 소실되고 지금은 초석만 남아있다. 더욱이 실상사 목탑의 역사에 대한 그렇다할 명문의 기록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 여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탑지의 초석을 토대로 두 목탑을 서로 비교해 본다면 황룡사 목탑의 높이는 정확히 밝혀졌다. 그 내부에 있던 심초석에서 발견된 찰주본기에 의해 당시의 척도인 당척(唐尺) 225자, 즉 현재의 높이로는 82m(아파트 30~35층 높이)로 밝혀졌고 이 두 목탑지에 있는 초석의 규모가 비슷한 걸로 볼 때(황룡사목탑/가로×세로=21.19m×21.19m, 실상사목탑/20.5m×20.5m) 주목받지 못하는 지리산 골짜기인 변방의 한 사찰이 얼마나 큰 규모였는지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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