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송림사 오층전탑(189번재 보물)

7세기 남북국시대 벽돌을 쌓고
내부에 나무로 만든 불상과 사리장치 발견
황금공예기술 진수

원영혜 전문기자 승인 2024.10.27 08:00 의견 0
남북극시대의 전탑
보물 제 325호 금동 전각형 사리기

송림사 대웅전 앞에 서있는 5층 전탑(塼塔)으로, 흙으로 구운 벽돌을 이용해 쌓아 올렸다.

전탑은 인도와 중국에서 전래한 불탑 양식으로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촘촘히 쌓아 올린 불탑이다. 벽돌을 만드는데 필요한 점토가 풍부한 지역이 국내에 많지 않아,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탑으로 벽돌로 쌓아 만들어져서 작은 충격에도 탑 전체가 뒤틀리거나 부서질 수 있어 남아있는 소수의 전탑 중의 하나이다.

탑을 받치는 기단(基壇)은 벽돌이 아닌 화강암을 이용하여 1단으로 마련하였는데, 기단의 4면에는 각 면의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을 조각하였다. 탑신(塔身)은 모두 벽돌로 쌓아올렸다. 2층 이상의 몸돌은 높이가 거의 줄어들지 않아 전체적으로 높아 보이나, 각 몸돌을 덮고 있는 지붕돌이 넓은 편이어서 안정되고 온화하다.

지붕은 벽돌로 쌓은 점을 고려한 듯 밑면의 받침부분 외에 위의 경사면까지 층급을 두었다.

송림사 오층석탑의 상륜부는 노반,복발,앙화,보륜,청동장식,용차,보주의 순서로 각 부재가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탑에 비해 상륜부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꼭대기에는 금동으로 만든 머리장식이 남아있는데, 이는 1959년에 해체하여 복원작업을 하면서 원형대로 모조한 것이다. 비록 모조품이긴 하나, 통일신라시대 금동 상륜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된다.

9세기 남북국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며, 보수를 하면서 탑신의 몸돌 내부에서 나무로 만든 불상과 사리장치 등이 발견되었다.

7세기 한국의 정교한 황금 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로, 신라시대 금세공기술 및 금속공예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몇 기 안 되는 전탑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균형 잡힌 탑신의 세련미를 갖춘 빼어난 전탑이다. 또한 보륜의 일부와 수연이 소실된 듯 하나 현존하는 통일 신라 시대의 유일한 금동 상륜부로 그 가치가 높다.

전탑의 상륜부

원영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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