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산지 승원' 봉정사 봉황이 머물다 간 천년 고찰 - 역사탐방(9탄)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 봉정사 '극락전(極樂殿)'
-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중에 하나인 ‘봉황이 머물다 간 고찰 '봉정사(鳳停寺)'

김오현 선임기자 승인 2024.03.30 22:16 | 최종 수정 2024.03.31 10:15 의견 0

봉황이 머물다 간 천년 고찰 안동 "봉정사"에서 단체사진(사진촬영 고경임)

기아국가유산지킴이(구' 기아문화재지킴이) 회원과 가족들을 모시고 1박2일 동안 안동 하회마을, 겸암정사, 부용대, 소산마을, 백하구려, 도산서원, 임청각 등 다양한 안동 문화재들을 둘러보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고 마지막 코스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산지 승원' 7개 중에 하나인 봉황이 머물다 간 천년 고찰 안동 "봉정사"를 다녀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봉황이 머물다 간 천년 고찰 안동 "봉정사"의 전경들...

▶ 안동 봉정사(安東 鳳停寺)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천등산(天燈山) 남쪽 기습에 자리한 봉정사(鳳停寺)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때에 능인대사(能仁大師, 의상의 10대 제자)의 도력(道力)으로 종이 봉황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종이 봉황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황이 앉은 자리’라 해서 봉정사(鳳停寺)라 하였다는 내용이다.

또한 봉정사의 뒷산에 굴이 있어 거기서 의상이 도를 닦고 있을 때 아리따운 처녀가 끊임없이 유혹했지만 끝내 거절했는데, 처녀가 사라진 후 커다란 등이 남아 굴을 밝혔다고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등의 덕택으로 도통했다고 해서 그 굴을 “천등굴(天燈窟)”, 그 산을 “천등산(天燈山)”이라 부르게 되어, “천등산 봉정사”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과 가족들이 천등산 봉정사에서 늦가을의 만취를 즐기는 모습들...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자료들이 소실되어 창건 이후의 사찰역사는 전하지 않는다. 특히, 깊은 산속의 절이었던 봉정사(鳳停寺)가 세상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72년 봉정사 극락전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공사를 진행할 때 상량문에서 고려시대 공민왕 12년인 1363년에 극락전을 중수하였다는 기록을 담은 묵서(墨書)가 발견되었다. 이런 사실이 발견되어 봉정사 극락전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봉정사의 건축적 가치는 극락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극락전(極樂殿) 외에도 대웅전(大雄殿)·고금당(古今堂)·화엄강당(華嚴講堂)·해회당(海會堂)·적연당(寂然堂)·객료(客寮)·양화루(兩化樓)·장경고(藏經庫)·동암(東菴:靈山菴)·서암(西菴:知照菴)·덕휘루(德輝樓) 등은 각각 한 시대를 대표하는 구조 형식을 가진, 봉정사를 목구조 박물관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중요한 유구(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들이다. 또한 서암(西菴:知照菴)에는 《독포도덕(獨抱道德)》이라는 선조 어필의 현판이 있고, 극락전·대웅전에는《대장경(大藏經)》판목이 보관되어 있다.

1,300년 이상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켜온 종합 승원으로서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봉정사를 포함한 7개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山寺, 韓國의 山地僧院)'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산사(山寺)는 한반도 남쪽 지방에 위치한 통도사(通度寺), 부석사 (浮石寺), 봉정사(鳳停寺), 법주사(法住寺), 마곡사(麻谷寺), 선암사(仙巖寺), 대흥사(大興寺) 등 7개 산지승원(山地僧院)을 일컫는 것이다.
7세기에서 9세기에 창건된 이들 7개 사찰은 신앙(信仰)과 수행(修行), 일상생활(日常生活)을 중심으로 한 한국 불교(韓國 佛敎)의 역사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 준다.

안동 봉정사 대웅전 정면(사진촬영 박정세)

▶ 안동 봉정사 대웅전(安東 鳳停寺 大雄殿)

종 목 국 보
명 칭 안동 봉정사 대웅전
지정일 2009. 06. 30
소재지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 (태장리)
안동 봉정사 대웅전을 살펴보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과 가족들...

봉정사(鳳停寺)는 672년(신라 문무왕 12) 능인대사(能仁大師)에 의하여 창건되었다는 전설이 전하는데, <극락전 중수상량문>등 발견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보면 7세기 후반 능인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심 법당인 대웅전(大雄殿)에는 석가모니삼존상이 모셔져 있다. 1962년 해체·수리 때 발견한 기록으로 미루어 조선 전기 건물로 추정한다.

규모는 앞면 3칸·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인데, 밖으로 뻗친 재료의 꾸밈없는 모양이 고려말·조선초 건축양식을 잘 갖추고 있고 앞쪽에 쪽마루를 설치한 것이 특이하다. 건물 안쪽에는 단청이 잘 남아 있어 이 시대 문양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건실하고 힘찬 짜임새를 잘 갖추고 있어 조선 전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동 봉정사 극락전 정면(사진촬영 박미경)

▶ 안동 봉정사 극락전(安東 鳳停寺 極樂殿)

종 목 국 보
명 칭 안동 봉정사 극락전
지정일 1962.12. 20
소재지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 (태장리)

봉정사(鳳停寺)는 672년(신라 문무왕 12) 능인대사(能仁大師)에 의하여 창건되었다는 전설이 전하는데, <극락전 중수상량문>등 발견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보면 7세기 후반 능인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극락전(極樂殿)은 원래 대장전(大藏殿)이라고 불렀으나 뒤에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1972년 보수공사때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에 지붕을 크게 수리하였다는 기록이 담긴 상량문을 발견하였는데, 우리 전통 목조건물은 신축후 지붕을 크게 수리하기까지 통상적으로 100~150년이 지나야 하므로 건립연대를 1200년대 초로 추정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보고 있다.

안동 봉정사를 설명하는 박정세 팀장과 극락전을 살펴보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과 가족들...

앞면 3칸·옆면 4칸 크기에,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으로 꾸몄다. 기둥은 배흘림 형태이며, 처마 내밀기를 길게하기 위해 기둥위에 올린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이다. 건물 안쪽 가운데에는 불상을 모셔놓고 그 위로 불상을 더욱 엄숙하게 꾸미는 화려한 닫집(궁전 안의 옥좌 위나 법당의 불좌 위에 만들어 다는 집) 모형을 만들었다. 또한 불상을 모신 불단의 옆면에는 고려 중기 도자기 무늬와 같은 덩굴무늬를 새겨 놓았다. 전체적인 구조는 중국 건축의 천두식(穿斗式, 기둥에 구멍을 뚫어 인방재들을 길게 관통시켜 연결함으로써 기둥을 연결하는 구조법 ) 구조를 연상케 한다. 또한 잘게 잘려진 직선의 합장재들, 山자 모양, 혹은 낙타 혹 모양의 화반(花盤, 전통 건축에서, 초방 위에 장여를 받치기 위하여 끼우는 널조각)들도 유일한 사례이다.

봉정사 극락전(鳳停寺 極樂殿)은 통일신라시대 건축양식을 본받고 있다. 극락전(極樂殿) 앞에는 우화루(雨花樓)라는 7칸의 긴 행랑이 마당을 감싸고 있었고, 대웅전과 같이 쪽마루가 부설되었다. 그래서 극락전 일곽은 산중 수도원 같은 승려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국내 다른 건물과는 구별되는 구조법이고, 신라 때부터 전승된 오래된 주심포 형식(柱心包 形式)이라는 의미에서 '라대(羅代) 주심포'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석사 무량수전 (浮石寺 無量壽殿)이나 수덕사 대웅전(修德寺 大雄殿) 등을 '려대(麗代) 주심포'라고 한다면, 봉정사 극락전(極樂殿)은 라대(羅代) 주심포의 유일한 유구로서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

1박2일 동안 안동 탐방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기는 버스안에서 소감들을 얘기하시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과 가족들...(사진촬영 고경임)

이번 안동 문화재 탐방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역사적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안동 봉정사 극락전은 한국 불교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박하면서도 단순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특히,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과 가족들이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참고문현
1. 김봉렬, [한국 미의 재발견 - 불교건축], 솔출판사, 2004.
2. 조정현, [안동의 사찰], 국립민속박물관 , 2024.
3. 최응천,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 자료], 문화재청,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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