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녹우당 일원의 전경(사진촬영 김오현, 네이버 검색)

해남 녹우당(海南 綠雨堂) 일원은 조선 중기 어초은 윤효정(漁憔隱 尹孝貞)이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 조성한 곳이다. 처가에서 물려받은 재산을 바탕으로 도강 김씨, 탐진 최씨 등이 모여 살던 연동마을 터를 매입한 그는 음양과 풍수 사상에 기반하여 한국 정원의 특징인 '사람이 하되 자연이 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벼슬에 미련 없이 농업과 자손 교육에 힘썼던 어초은(漁憔隱)은 백련지(白蓮池)를 조성하고 주변 원림을 꾸미며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연동마을이라는 이름, 마을의 주산인 덕음산(德蔭山), 그리고 백련지(白蓮池)는 모두 유교적 사상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녹우당(綠雨堂)은 약 1만 평의 집터와 50만 평에 달하는 주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해남윤씨 녹우당 일원의 사랑채, 하늘에서 본 녹우당 일원의 전경, 'ㅁ자' 모양의 안채 지붕의 모습


▶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반영한 터 녹우당(綠雨堂) 일원

어초은 윤효정(漁憔隱 尹孝貞, 1476~1543)은 해남정씨(海南鄭氏) 집안의 사위가 되어 처가살이를 하였다. 이후 분가할 때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아, 이를 바탕으로 그는 당시 도강김씨(道康金氏)와 탐진최씨(耽津崔氏)들이 덕음산(德蔭山)을 중심으로 모여 살던 연동마을 터를 매입하였다. 이곳에 성리학적 이상향을 실현하고 시각적으로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음양과 풍수에 맞춰 성리학의 도를 구현하고자 했다. 한국 정원의 특징인 '사람이 하되 자연이 한 것처럼'이라는 자연관과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에 기반하여 조성된 연동마을은 어초은(漁憔隱)이 1501년 스물여섯의 나이로 성균관 생원에 합격하지만 벼슬에 미련을 버리고 오직 농업과 자손 교육에 힘쓰며 살아간다. 고기나 잡고 땔나무를 하면서 살겠다는 어초은(漁樵隱)이라는 호가 도가적 취향을 잘 말해 준다. 그는 자손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성리학적 실천과 전통 풍수사상에 맞춰 백련지(白蓮池)를 조성하고 원림을 꾸몄다. 연동마을이라는 이름, 마을의 주산인 덕음산(德蔭山), 그리고 백련지(白蓮池)는 모두 유교적 사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원래 '하얀 연꽃이 피어 있는 마을'이라 하여 '백련동(白蓮洞, 현재의 연동)'이라 불렸던 연동마을 입구에는 녹우당 사랑채에서 내려다보이는 장원의 중심이자 덕음산(德蔭山)의 기운이 모이는 곳에 백련지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녹우당 앞의 넓은 들판을 가로막은 소나무 숲은 비보(裨補) 기능을 수행한다.

해남윤씨 녹우당 일원의 '심(心)'자 형태로 만들어진 백련지 여러 모습들과 소나무 동산의 모습

윤효정(尹孝貞)은 유교적 철학에서 마음(心)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덕음산(德蔭山)을 바라보기 좋은 위치에 '심(心)'자 모양의 동산을 쌓고, 덕(德)의 기운이 일상생활에 스며들도록 백련지를 조성했다. 특히 '심(心)'자 형태로 만들어진 백련지(白蓮池)에는 맑고 깨끗한 백련을 심어 심신을 정화하고 자연을 닮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녹우당(綠雨堂)에서 바라보이는 주변 산봉우리 중 오른쪽의 말뫼봉은 문필봉(文筆峰)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유교 사회의 영향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약 1만 평의 집터와 50만 평에 달하는 주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녹우당(綠雨堂)은 호방하면서도 격조 높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녹우당(綠雨堂)은 소위 사신사(四神砂)인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가 완벽하게 둘러싸고 있는 길지에 위치한다.

해남윤씨 녹우당 일원의 돌담, 솟을대문, 녹우당 현판, 사랑채의 전경의 모습

녹우당 연동마을은 맹자의 4덕(仁, 義, 禮, 智)에 주자(朱子)의 태극 사상과 마음을 중시하는 철학을 담아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덕음산(德蔭山)의 웅장한 기운과 연못의 물을 통해 천지인(天地人)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으며,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는 소우주를 구현하고자 했다. 풍수지리적으로 연동은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장풍득수(藏風得水,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피하고 물을 구하기 쉬운 곳)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행적으로 화(火)의 기운이 강하고 수(水)의 기운이 부족하여, 마을에는 연못에 물이 가득 차 덕음산 그림자가 비칠 때 번성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연못을 정비하여 물을 채우고 덕음산(德蔭山) 그림자가 비치게 함으로써, 장풍득수(藏風得水)에서 부족한 수(水)의 기운을 보완하고 있다. 이는 화(火)의 강한 기운을 억제하여 경솔함을 방지하고 균형을 이루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어초은공 시향윤판, 해남윤씨 족보 목판, 어초은 윤효정의 묘, 해남윤씨 녹우당 일원의 추원당

해남 연동(海南 蓮洞)에 위치한 녹우당(綠雨堂)은 단순한 고택을 넘어, 해남윤씨(海南尹氏) 가문의 역사와 정신이 깊이 뿌리내린 공간이다. 특히, 해남윤씨(海南尹氏)의 득관조인 어초은 윤효정(漁憔隱 尹孝貞)이 조성한 연동 원림은 단순한 정원을 넘어선 깊은 사상적 의미를 지닌다. 어초은 윤효정(漁憔隱 尹孝貞)은 성리학적 이상향을 구현하고자 연동 마을을 조성했다. 그는 음양오행 사상과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덕음산(德蔭山)을 주산으로 삼고, '심(心)'자 모양의 백련지(白蓮池)를 조성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는 자연을 존중하고 인간의 심성을 수양하고자 했던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또한, 풍수지리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못에 물을 채워 덕음산(德蔭山) 그림자가 비치게 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결론적으로, 녹우당(綠雨堂)과 연동 원림은 해남 윤씨 가문의 역사와 함께, 어초은 윤효정 선생의 깊은 자손 사랑, 자연 존중 사상, 그리고 성리학적 이상향을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 참고문헌

1. 정윤섭, [녹우당, 천문과 풍수 녹아든 최고 길지], 오마이뉴스, 2006.

2. 화산, [해남윤씨 윤선도가 살았던 녹우당 해송림], 네이버블로그 '화산의 정원문화 연구소', 2017.

3. 윤춘식, [성리학의 관점에서 보는 녹우당의 전인교육적 가치], 돌(덕)고개 연꽃농장,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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